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그들의 노하우


뜨거운 여름은 전국대회의 계절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긴 호흡으로 치르는 리그와 다르게 전국대회에서는 낯선 장소에서 짧은 기간동안 여러 경기를 치른다. 감독은 평소에는 없던 변수들을 통제해야 한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의 기쁨을 누린 지도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체력 향상과 부상 관리,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라

지난해 추계연맹전에서 경기골클럽은 12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8강과 4강에서 연이어 승부차기 혈투를 치렀고 심지어 결승은 4강 바로 다음날 치러졌다. 하지만 골클럽은 지치지 않는 모습으로 결승에서 5-0 대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홍성호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고강도, 고용량 체력 훈련의 효과를 언급했다.

골클럽의 체력 훈련은 흔히 체력 훈련하면 떠올리는 목표 없이 많이 뛰는 훈련과는 차원이 달랐다. 핵심은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홍성호 감독은 “2대2, 3대3 스몰사이드 게임이나 공 뺐기 훈련으로 충분히 선수들의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모든 과정에서 GPS 장치를 통해 선수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선수들의 상태에 맞게 고강도 훈련, 회복 훈련, 고용량 훈련을 섞어 ‘체력 주기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홍성호 감독은 과학적 데이터가 바탕이 된 체력 훈련은 체력 향상 이상의 결과로까지도 이어진다고 보았다. 홍 감독은 “요즘 유소년 선수들은 강압적으로 시킨다고 그냥 따르지 않는다. 과학적 데이터는 선수들의 이해를 돕고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수단”이라며 “훈련과정에서 측정한 데이터는 선수들에게도 제시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쌓았는지 보여준다. 자신의 훈련의 성과를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선수들은 자신감과 정신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광양제철고의 대한축구협회장기 우승에도 과학기술이 활용됐다. 광양제철고 김현수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스마트 IT 코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컨디션 관리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부상, 통증을 파악해 이에 맞춰 훈련을 조절한 것이 대회 전, 대회 중 부상 방지와 컨디션 조절에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김현수 감독은 “전문가들의 지식을 믿고 따랐다. 피지컬코치와 조리사가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영양 섭취를 잘 책임져줬다”는 사실 역시 빠뜨리지 않았다.

회복의 두 가지 방향, 로테이션과 휴식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체력을 향상시키고 부상을 방지하는 것 이상으로 대회 중에는 짧은 휴식 시간에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회복시킬 방법이 가장 중요했다. 팀의 상황에 따라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로테이션을 통한 폭넓은 선수단 활용과 훈련을 줄이고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었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은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단을 최대한 활용했다. 지난 1년 동안 출전한 5번의 전국대회에서 4차례 결승에 올라 2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용인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용인대를 이끄는 이장관 감독은 “모든 선수를 골고루 기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가장 최근 1, 2학년 대회에서도 매 경기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했다”며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관찰해서 최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타이밍에 적절하게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클럽의 홍성호 감독 역시 로테이션을 적극 활용했다. 홍성호 감독은 “포지션별로 기용 가능한 선수들을 그룹으로 나눠서 상대의 특성과 선수들의 체력 상황에 따라 교대로 기용했다. 추계 우승 당시에도 경기 초반에는 체력 상태가 좋고 압박이 가능한 선수들을 투입하고 기술적이고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선수들을 교체로 투입하는 전략을 썼다. 그전까지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던 선수가 결승에 나서기도 하는 등 거의 모든 선수를 다 기용했다”고 밝혔다.

선수층이 얇아 로테이션을 할 수 없는 팀들에게는 적절한 휴식의 중요성이 더욱 컸다. 올해 춘계연맹전에서 우승, 여왕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덕대가 그랬다. 선수층이 얇은 팀 사정상 대덕대는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거의 고정되어 있었다. 하루 간격으로 계속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휴식일이 주어졌을 때 고문희 감독의 선택은 훈련보다 휴식이었다.

고문희 감독은 “선수들의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것이 느껴져서 대회 중이었지만 과감하게 아예 하루 휴식을 줬다. 여왕기가 삼척에서 치러졌는데 선수들에게 숙소 근처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훈련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나보다 선수들이 더 불안해했는데 쉬고 난 다음에도 경기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체력적으로 충전된 모습으로 대회 끝까지 우리 축구를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복을 위해 팀의 환경적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팀도 있었다. 광양제철고는 대한축구협회장기 우승 당시 대회가 치러지는 남해에 숙소를 구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회복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했던 광양에 위치한 클럽하우스를 오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현수 감독은 “클럽하우스에는 선수들의 회복을 위한 드럼통을 이용한 아이싱, 완벽한 영양 섭취가 가능한 환경이 다 갖춰져 있다. 선수들에게 익숙한 환경이기 때문에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부담감을 이긴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곧 토너먼트에서 높은 단계까지 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별 예선과 달리 토너먼트는 지면 곧장 짐을 싸게 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부담감이 배가된다. 좋은 성과를 거둔 지도자들은 공통적으로 부담감을 이기기 위해 자신감과 확신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장관 감독은 ‘용인대 축구에 대한 믿음’이 부담감을 이겨낸다고 말했다. “거듭된 성과로 우리 팀에게는 대학 최정상이라는 자부심과 우리의 축구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강한 팀을 만나거나 먼저 실점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도 이를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선수들에게 있다. 그래서 대회 기간 중에도 심리적으로 특별한 준비를 하기보다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주려고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소년 선수들에게는 대회 중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것의 중요성이 더욱 컸다. 김현수 감독은 “대회 기간 중에는 체력적인 회복 시간이 짧은 것만큼 심리적으로도 회복할 시간이 짧다. 실수를 지적해도 선수들의 자신감만 떨어질 뿐 그 짧은 시간 안에 이를 고치기도 어렵다. 잘한 걸 칭찬하고 다음 경기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스스로 노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피지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었다. 고문희 감독은 선수들이 상대 팀 분석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고문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이 상대할 포지션에 대한 분석 과제를 주고 선수들의 분석을 종합해서 경기를 준비했다. 선수들 스스로 자신의 상대를 파악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8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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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차재민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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